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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 영토 개척…글로벌 `金脈` 캔다
    2011-06-02 9364 회

[에너지&자원개발]

자원 영토 개척…글로벌 `金脈` 캔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53134811

입력: 2011-06-01 16:04 / 수정: 2011-06-01 16:04

/한경DB


불과 4~5년 전만 해도 인도네시아 유연탄을 눈여겨 보는 기업들은 드물었다. 질이 떨어지는 저품위탄이라 한국전력 등 국내 발전회사들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인도네시아 광산업자들은 '손님을 가려 받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LG,포스코STX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지분 참여를 희망하며 앞다퉈 현지를 방문하고,최근엔 중국 업체들까지 '돈다발'을 들고 찾아오는 형국이다. 국내 발전사들은 유연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저품위탄을 쓰면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의 글로벌 자원 '싹쓸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론 악화로 비록 거절당하긴 했지만 세계적 자원 메이저인 리오틴토의 주식 매입을 위해 중국알루미늄공사(Chinalco)는 195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제시했다. 대부분 국영 회사인 중국의 자원 기업들은 M&A(인수 · 합병)를 통해 이윤을 내겠다는 상식적인 셈법에서 아예 초월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자원 확보'일 뿐이다.



해외 광맥 찾아 치열한 경쟁

기업들이 자원 개발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쓸 일은 많은데 제품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을 비롯 산업용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희귀금속은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나중에 목줄을 죄는 오라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 기업들의 자원 개발은 주로 계열 종합상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LG상사삼성물산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 계열),SK네트웍스,현대종합상사,GS글로벌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상사맨'들은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새로운 광맥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 오지를 누빈다.

국내 종합 상사 중 자원 개발 아이템을 가장 폭넓게 확보하고 있는 곳은 LG상사다. 특히 구리 부문에서 직접 광산 운영까지 참여하며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로 자원 전문 회사로 급부상했다. 작년 포스코 계열로 편입되면서 최근엔 유연탄,철광석 광산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네트웍스 역시 철광석 및 석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가(家)의 자원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표적이다. 자원 전문 기업을 표방하며 현대자원개발을 신설했다. 계열사들이 투자금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이를 해외 광산 인수에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리튬을 비롯 철광석,유연탄 등 광물 자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차 계열의 철강사들도 자원 자급을 위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자원 개발과 차세대 에너지 사업 병행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자원 확보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확보한 자원을 모두 합해도 일본 미쓰비시 상사가 해외에 확보한 것의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며 "그런 미쓰비시조차 글렌코어 등 글로벌 자원 메이저들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자원 시장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곳에선 늘 '쩐(錢)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치열한 전장에서 불구덩이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자국 제조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당위성에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이 금융위기에 휘청거리고 있는 사이 벌어들인 달러 자금을 자원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는 얘기다.

생산성이 좋은 광산들은 대부분 팔렸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오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오지에 있는 광산의 문제점은 광맥을 발견해도 실어나를 도로가 없을 정도로 물류 시설이 형편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다. 화석 연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태양광,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도 힘을 쏟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73억달러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를 짓기로 하고,현지 정부와 최종 계약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개발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