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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상사들 ‘새 성장동력’ 육성중
    2011-02-28 9664 회

종합상사들 ‘새 성장동력’ 육성중

국외 풍력·태양광단지 개발… 석유·철광석 지분 투자…
삼성물산·LG상사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발

대우인터, 자원개발 두각
SK네트웍스·현대상사는 신흥국 시장에 집중 투자

한겨레

» 진화하는 종합상사
지난 2008년 5월, 삼성물산 미국 로스앤젤레스법인의 한 직원이 현지 바이어한테 입수한 정보를 본사로 보고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한 화력발전소가 수명을 다했는데 주정부가 이를 청정에너지 발전소로 대체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전남 진도에 3㎿급 태양광발전소를 건설·운영하며 국외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회사는 기회를 놓칠세라 한국전력과 손잡고 풍력과 태양광을 활용한 복합발전단지를 조성하자고 온타리오주 정부에 제안했다. 2009년 5월 주정부는 그린에너지 법안을 마련하고, 이듬해 초에 삼성물산에 세계 최대 규모인 2500㎿급 풍력·태양광 단지의 건설(60억달러 규모)을 맡겼다. 삼성물산은 오는 2016년까지 5단계에 걸쳐 5대호 연안에 복합단지를 조성해 20년간 운영한다.

국내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 개발, 패션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종합상사가 아닌 ‘종합사업체’로 변신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사의 ‘수출 창구’ 구실이 줄고 상사영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에 이름에 따라 새로운 수익 모델의 발굴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1975년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된 삼성물산은 에너지·환경, 자원 분야를 미래 사업으로 선정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풍력·태양광단지 개발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역에 130㎿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는 엘지(LG)상사도 적극적이다. 올해 말까지 중국 중부 내륙 산시성 이촨현에 60㎿급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완공하고 내년부터 사과나무 가지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바이오매스 발전이란, 식물이나 미생물에서 얻는 친환경 에너지로 전력을 만드는 걸 말한다. 서울 면적의 절반 규모(300㎢)에 이르는 이촨현의 과수원 농장에는 사과나무가 5000만 그루나 심어져 있어 가지치기 때 남는 폐목재만 활용해도 발전소를 돌릴 수 있다. 엘지상사는 또 석탄·석유·비철금속 등 자원개발 사업도 19건이나 추진하고 있다.

국외 자원개발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종합상사는 대우인터내셔널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직후인 지난 2004년 1월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서 추정매장량이 9만3000㎦~15만8000㎦에 이르는 가스전을 발견했다. 해상 광구 탐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우리나라가 4~6년간 소비할 천연가스를 묻혀 있는 가스층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발견한 국외가스전 가운데 최대 규모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 가스를 중국 국영 석유회사(CNPC)의 자회사에 2012년부터 30년간 판매하기로 계약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 광구 등 8개 에너지자원과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 등 6개 광물자원 개발에 참여하고 아시아 지역이나 아프리카 지역의 농수산자원 개발 사업도 검토 중이다.

에스케이(SK)네트웍스와 현대상사는 신흥시장의 성장에 주목해 도약의 발판을 삼고 있다. 에스케이네트웍스는 2020년까지 중국 등 신흥국에서 필요한 철광석·석탄·자동차·부동산·패션·와인 등 6대 산업을 신성장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중국의 자동차와 조선 산업의 비약적 성장으로 철광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브라질 유력광산기업(MMX)에 7억달러를 투자해 지분(14.6%)을 확보했다. 또 자동차 정비서비스 ‘스피드메이트’의 중국판 사업을 위해 상하이와 톈진 지역에 매장 50곳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창규 사장은 지난해 10월 중국 선양에스케이버스터미널 개업식에서 “10년 후에는 중국인 최고경영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며, 신흥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현대상사는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주목한다. 지난해 12월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고속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수리조선소 공사와 카자흐스탄 변전소 설비교체를 맡는 등 중앙아시아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