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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원유 공급 중단땐…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
    2011-02-24 9757 회

[리비아 쇼크] 전세금·구제역·물가 엎친데 油價까지 덮쳤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2/24/2011022400183.html

최규민 기자 qmin@chosun.com
입력 : 2011.02.24 03:05


리비아 원유 공급 중단땐…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 2008년 악몽 재현 가능성
'재스민 혁명' 중동 확산땐… 사우디·쿠웨이트·이란 등 주요 산유국 휘말리면 최악


전세금 폭등, 구제역 파동, 식품 가격 상승…. 잇단 악재로 시름이 깊어진 서민 살림살이에 '기름값'이라는 빨간불이 하나 더 켜졌다. 리비아로 번진 '재스민 혁명'이 내전(內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유가(油價)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튀니지와 이집트 정권이 붕괴되는 과정에서도 국제 유가는 한 차례 꿈틀댄 바 있다. 이때는 수요·공급보다는 심리적인 충격이 강하게 작용했다. 두 나라의 원유 생산이 세계 원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1%와 0.8%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반면 준(準)전시상태에 빠진 리비아나 지난 1월 이후 민주화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알제리는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만한 위치에 있다. 리비아는 하루 16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18위, OPEC(석유수출국기구) 8위의 산유국이다. 세계 원유 공급에서 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알제리는 하루 2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세계 시장 점유율이 2.4%에 달한다.

◆리비아 원유 공급 중단하면

리비아가 석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면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 2008년의 140~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허인 국제금융팀장은 "리비아가 생산을 완전 중단할 경우 전 세계의 원유 추가 생산 여력이 하루 5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급감해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며 "한 달에 유가가 10달러씩 올랐던 2008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사태가 심화되자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22일(현지시각) "공급 부족 사태가 생기면 OPEC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400만 배럴을 증산(增産)할 여력이 있어 리비아의 생산량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비아 사태가 더 이상 주변국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수요·공급 여건상 국제 유가는 90달러 중반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문제는 재스민 혁명이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란 등 중동(中東)의 주요 산유국까지 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사우디로 넘어갈까…바레인이 관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예멘·요르단·바레인 등 중동의 소국(小國)으로 향해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넘어가는 가교(架橋)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의 은행'이라 불리는 바레인이 핵심이다. 생활고 때문에 시위가 촉발된 예멘이나 요르단과 달리, 바레인은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넘는다. 그런데도 시위가 번진 이유는 정권에서 소외된 시아파의 불만 때문이다. 생활고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종교적 불만으로 확산된다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진다.

다시 오일쇼크가 온다면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면서 물가도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모간스탠리·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세계 경제가 충격 없이 버틸 수 있는 유가의 마지노선을 배럴당 12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때는 유가가 1년 만에 3~4배 급등했고, 유가 급등이 1년 이상 지속됐다. 하지만 이번엔 유가가 90달러에서 100달러로 10% 정도 오른 정도이고, 지속 기간도 아직은 한달밖에 안 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고유가의 충격이 과거만큼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본부장은 "같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2차 오일쇼크 당시보다 30% 정도 줄었고, 2008년 초고유가를 경험하면서 기업과 사회가 고유가에 대한 내성(耐性)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