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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20 3063 회

[제7광구]② 일본의 이중성과 또다른 변수 중국
입력 2020.03.20 (07:01)
 
[제7광구]② 일본의 이중성과 또다른 변수 중국
 
1980년대 초, 산유국의 꿈을 심어줬던 대륙붕 제7광구. 우리 정부가 7광구 개발에 다시 나서기로 했습니다. 7광구는 일본과 공동개발구역(JDZ)로 묶이면서 30년 넘게 손도 못 대보고 있는 상태로 '잊혀진 영토'가 됐는데요. 2028년 일본과의 공동개발 조약 종료를 앞두고 지난 2월 한국 외교부가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일본에 전했고 현재 일본의 동의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조약상 일본의 동의가 있어야 탐사나 시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KBS <시사기획 창>에서는 일본의 의도적인 개발 지연 속셈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전략과 대응 방안이 있어야 하는지 심층 취재했습니다. 3차례에 걸쳐 하나씩 풀어봅니다.

① <제7광구> 34년 만에 재추진…한국의 마지막 승부수 [바로가기 클릭]
② <제7광구> 일본의 이중성과 '또다른 변수' 중국
③ <제7광구> 돌파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이 주장하듯 7광구, JDZ가 정말 경제성이 없어서 일본이 개발에 나서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해상에서 시추공 하나 뚫는 데 500억 원 이상 들어간다고 하니 신중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일본의 이 주장이 앞뒤가 안 맞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JDZ 서쪽 중국해역에는 이미 중국의 해상 유전들이 4개 가동되고 있습니다. 매장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중국이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여기서 뽑아올린 석유와 천연가스를 상하이까지 해저파이프로 연결해 중국 대륙 전역에 공급하는 걸로 보면 매장량이 상당할 것이란 추정입니다.

JDZ 서쪽의 중국 해상유전들JDZ 서쪽의 중국 해상유전들

그런데 중국이 욕심을 더 부렸습니다. 2005년에 JDZ에서 약 10km 떨어진 지점에 '롱징'이란 또다른 해상유전을 개발하겠다고 시추에 나선 겁니다. 이때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JDZ와 너무 가깝다는 거죠. 땅 속의 석유는 서로 연결돼 있어서 롱징에서 뽑아 올리면 JDZ 내에 있을지 모를 석유자원들도 같이 뽑혀 올라간다는 거였습니다. 이걸 '빨대효과'라 하더라고요.


일본의 항의가 워낙 거센 데다 당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터라 중국이 일단 양보했습니다. 롱징 유전의 개발을 잠정 보류한 거죠.

그런데 일본이 다시 제안을 합니다. 롱징 유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나왔으니, 이 부근에 중국과 일본의 공동개발 구역을 설정해 둘이 같이 해보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2008년 중-일 정상간의 합의로 중-일 대륙붕 공동개발구역이 설정됩니다. JDZ의 '중-일판'인 셈이죠.

그런데 말이죠. 이 중-일 공동개발구역의 위치가 문제였습니다. JDZ의 바로 옆 직선거리로 860m 떨어진 곳이었거든요. 860km도 아니고 860m 떨어졌으니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곳입니다.

중-일 공동개발구역과 JDZ 위치중-일 공동개발구역과 JDZ 위치

한국과는 JDZ가 경제성이 없어서 개발하지 않는다 해놓고, JDZ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서 중국과 공동 개발하겠다는 건 무슨 논리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중-일 공동개발 구역에 대해선 중국보다 일본이 더 공을 들이고 있거든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일간 공동개발 합의는 했지만, 그 뒤 중국이 별로 성의를 보이지 않는 바람에 답보 상태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2016년부터는 매년 중-일 정상 회담이 있을 때마다 일본은 공동개발 이행을 촉구하는 의제를 상정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일본이 JDZ가 경제성이 없다는 건 핑계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입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혹시 8년 뒤에 JDZ 조약이 종료되면 일본이 한국은 배제시키고 중국하고 JDZ 전체에 대해 공동개발하자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랍니다. 한국과는 국제적인 법적으로도 이제 유리해졌으니 그냥 조약을 종료시켜도 승산이 있지만, 중국의 경우 사실 버겁거든요. 이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도 진행 중이고 말이죠.

1978년 체결한 한국-일본 간 JDZ 조약1978년 체결한 한국-일본 간 JDZ 조약

1978년 한-일간 JDZ 조약이 체결될 당시에도 중국(당시는 중공이었죠)은 "거기 우리도 지분이 있다, 한국과 일본이 일방적으로 공동개발 조약 맺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엔 중국의 국력이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으니 한-일 조약이 맺어지는데도 그냥 바라보기만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중국도 2028년 종료될 한-일 조약이 어찌 될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8년 뒤 조약이 종료되면 'JDZ는 중국 땅' 하면서 들어올 가능성이 100%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그것도 아주 공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란 거죠.

그러니 일본 입장에서 보면 혼자 다 먹기는 중국이 있어 버겁고, 그럼 한국은 배제하고 중국을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정말 최악이죠. 시간은 점점 흐르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옵션이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순 없겠죠. 일단 우리 정부가 이번에 7광구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일본에 통보한,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건 정말 박수쳐줄 일입니다. 일본이 이번에도 경제성 운운하면서 거부할 경우 어찌해야 할지 다음 편에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핵심만 친절하게 짚어드립니다. 제7광구 특강!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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