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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자원개발이 무모?…에너지 빈국이 꼭 해야할일“
    2019-08-06 382 회

"북극자원개발이 무모?…에너지 빈국이 꼭 해야할일"

공기수·강무희 책임연구원

전세계 미발견 석유·가스
5분의 1이 북극권에 매장
`북극권 에너지 지도` 제작

  • 송경은 기자
  • 입력 : 2019.08.05 17:14:22  수정 : 2019.08.05 20:27:19
◆ 북극 스발바르 자원탐사 현장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공기수(오른쪽)·강무희 연구원. 
[사진 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사진설명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공기수(오른쪽)·강무희 연구원. [사진 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실제 에너지 자원 개발은 정부와 기업이 하겠지만 그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북극권 자원탐사 취재에 동행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연구본부 공기수 책임연구원(53)과 강무희 책임연구원(48)은 "3년 전 처음 북극에 왔을 때는 아는 사람 한 명 없었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인 것 같다"며 자신들을 "개척자"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당시 한국 지질학자 가운데 처음으로 북극권 에너지 자원 탐사에 나섰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이번 탐사는 세 번째 현장 탐사다.

강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북극까지 가서 석유·가스 자원을 찾는 일을 무모하다고 생각하지만 에너지 자원 빈국인 한국이 잠재적으로 어떤 곳에서 에너지 자원을 얻을 수 있을지 기초연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스발바르제도는 한국이 2012년 9월 `스발바르 조약`을 비준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극은 거리가 멀고 환경이 척박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세계 미발견 석유·가스 자원 중 5분의 1가량이 매장돼 있어 잠재력이 크다"며 "이미 이탈리아 최대 석유회사이자 글로벌 17위 기업인 ENI는 수년 전부터 노르웨이·미국 현지 연구자들과 함께 북극 석유 자원 탐사를 수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 연구원은 "2023년 최대 6㎞ 깊이 해저 심부 지층까지 삼차원으로 스캔할 수 있는 내빙물리탐사선 `탐해 3호`가 도입되면 한국도 북극에서 독자적인 석유 자원 탐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탐해 3호는 내빙 능력이 없었던 `탐해 2호`와 달리 최대 0.8m 두께 해빙에 부딪혀도 정상 항해가 가능해 극지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두 연구원은 그동안 북극에서 탐사활동을 해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강 연구원은 "북극에 처음 왔을 때는 여름에 이곳 기온이 10도 안팎인 줄도 모르고 엄청 두꺼운 점프슈트를 구입해 왔다가 땀을 뻘뻘 흘렸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가장 힘든 점은 단연 암석 샘플 채취를 위해 소형 보트를 타고 1~2시간씩 이동하는 일"이라며 "경마 자세로 보트에 매달려 물을 맞으며 계속 달리다 보면 허리와 엉덩이에서 통증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파도가 거셀 때는 정말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을 정도로 위험을 느낄 때도 많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경험과 정보는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 연구원은 "요즘 들어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공개된 데이터만 분석해도 연구하고 논문을 쓸 수 있지만 직접 현장에 나가 퇴적층을 만져 보고 암석 샘플을 채취해 보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며 "특히 북극에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이는 만큼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쌓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극지라고 해서 극지 자체만 연구하는 게 아니다"며 "실제로 스발바르제도에서는 극지와 기후변화 연구뿐만 아니라 지질, 해양, 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롱위에아르뷔엔 =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