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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15 580 회

[초점] ‘석유·가스 투톱시대’… 에너지 패권 ‘미국’으로 이동한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7.12 15:14

재생에너지, 에너지 전환 목표지만 단기간 내 화석연료 대체 ‘역부족’
셰일혁명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에너지 전환기 ‘브릿지 에너지’ 부상
석유, 운송 영역서 대체 불가한 경쟁력… 주요 에너지원 지위 유지
에너지 패권 이동… 미국, 최대 석유·가스 생산국으로 판도 변화 주도
미국, 2020년 이후 천연가스·석유 ‘순수출국’… OPEC 시장 지배력 축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에너지 투톱 시대와 미국의 패권 주도’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셰일혁명으로 세계가 ‘석유 독주시대’에서 ‘석유·가스 투톱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석유·가스 모두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원유 및 LNG 생산·수출이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원유 및 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변국영 기자>
 
▲재생에너지 당분간 제한적 역할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석유의 독주에서 가스와 석유 ‘투톱’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현재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어렵다. 현 시점에서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 불안정한 출력, 축전 기술, 높은 발전 단가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워 지극히 제한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IPCC는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은 크지만 기술 및 비용을 감안할 때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에 따르면 세계 1차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7년 9.7%, 2025년 12.1%, 2040년 17.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재생에너지가 중장기적 에너지 전환의 목표임은 분명하지만 단기간 내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주력 에너지로서 사용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미국 셰일혁명으로 가스발전 단가 하락
이에 따라 셰일혁명으로 촉발된 천연가스가 에너지 전환기의 브릿지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다. 천연가스도 화석연료의 한 종류이나 다른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및 오염 물질 배출이 적고 수요가 있는 곳에 투입이 용이해 에너지 전환기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로 평가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온실가스는 44%, 미세먼지는 약 10% 수준만 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는 발전부문에서 석탄 및 원전을 대체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발전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40년 전후 천연가스가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제 2위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거대 에너지 수요국인 중국 또한 화석연료로 인한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처리비용이 상승하게 되자 천연가스 사용 확대를 통해 에너지 수급 구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 일본을 지나 미국 서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자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직접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석탄발전에서 가스발전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기관들은 중국 LNG수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 2030년에는 1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천연가스 생산 및 수출이 증가하면서 각국의 가스발전 단가가 하락한 점 또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증가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높은 가격으로 사용이 제한됐던 한국, 일본,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송·석유화학서 석유 완전 대체 못해
석유는 운송 영역에서 대체 불가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지위를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석유는 고효율 출력, 수송 및 저장 편리성, 광범위한 공급 네트워크 등에서 다른 화석연료 대비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100여년 간 세계 최대 에너지원에 위치했다.
최근 기후변화 협약, 전기차 및 대체에너지 등장으로 석유 수요가 곧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전체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세계 1차 에너지 중 석유 수요 비중은 2000년 36.5%, 2017년 31.7%, 2040년 27.6%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수송 및 석유화학에서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없어 수요피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으로 2040년에도 최대 에너지원의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수요 증가와 내연기관의 연비 개선에 따른 수송부문에서의 감소분보다는 고출력을 요하는 트럭, 항공기, 선박용 수요와 석유화학 원료용 증가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천연가스와 석유가 서로 다른 수요 영역에서 미래 에너지 시장을 주도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천연가스가 기존 에너지원인 석탄 및 원전을 대체하면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기존 최대 에너지원인 석유의 대체는 제한적이다.
천연가스의 최대 수요 부문은 발전이 차지하고 있으나 발전용 에너지원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4%(국내 1.7%)에 불과해 천연가스의 대체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석유의 최대 수요 부문은 운송(도로 수송, 항공, 해운)으로 약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천연가스는 아직 운송 연료로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운송부문 에너지 수요를 담당하는 석유와 발전부문 에너지 수요를 담당하는 천연가스가 ‘투톱’ 구도를 형성해 중장기 에너지 시장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미국, 석유·천연가스 최대 생산국
글로벌 에너지 패권은 자원보유국의 카르텔 체제 속에 에너지 소비국들이 에너지 확보를 위해 이들을 견제하면서 힘의 균형이 유지돼 왔다. 2000년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자원을 보유한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등이 자국 자원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자원민족주의 카르텔을 형성해 패권을 강화해 왔다. 중동 산유국들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을,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천연가스 생산국들은 GECF(가스수출국포럼)을 결성해 에너지 시장 내 과점적 통제력을 강화했다.
한편 미국, 중국과 같은 에너지 거대 소비국들은 자국이 통제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군사적 개입, 자원 개발,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자원보유국을 견제함으로써 에너지 시장 내 힘의 균형이 유지돼 왔다.
미국이 ‘셰일혁명’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이 되면서 힘의 균형이 와해됐다. 퇴적암층에 존재하는 셰일자원은 과거 기술 부족으로 채굴이 불가했으나 ‘수평 채굴법‘ 등장으로 경제적 시추가 가능해져 지난 2008년부터 미국 주도로 생산이 본격화 됐다.
미국은 풍부한 셰일자원 매장량에 기술 및 자본력을 바탕으로 셰일가스 및 오일 생산에 박차를 가해 왔으며 트럼프의 자국 화석에너지 육성 정책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이 됐고 셰일오일 또한 2018년 일평균 산유량 1095만 배럴에 도달해 러시아(1075만 배럴), 사우디(1042만 배럴)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또한 미국 내 LNG 수출 터미널, 원유 공급 파이프라인 등의 인프라 확충으로 셰일자원 수출도 급증하고 있어 2020년 이후 천연가스와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주요 천연가스, 석유 등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지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자원 보유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사우디,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중동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의 시장지배력은 과거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석유가 중장기적으로 주요 에너지원의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나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움직임으로 인해 전체 에너지원 중 원유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
또한 과거 중동 산유국의 최대 수요국이자 에너지 안보를 보장해주던 미국이 ‘셰일혁명’을 통해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하면서 OPEC산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그동안 사우디 등 OPEC으로부터 ‘중동산 원유 프리미엄’을 강요받던 동북아 국가들은 미국 등 비OPEC 원유로 도입선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하는 반면 저유가 기조 지속에 따른 투자 위축, 베네수엘라 및 이란의 생산량 감소 등으로 중동 지역의 공급은 둔화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석유를 내세워 패권을 다져온 사우디가 이제는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시작하고 있어 셰일혁명이 세계 에너지 시장 구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우디가 값싼 셰일가스를 자국 발전용으로 이용하는 한편,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미국과의 동맹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미국 견제로 중국 LNG프로젝트 난관
비OPEC계의 맹주 러시아는 미국의 견제로 중국과의 LNG프로젝트가 난관에 봉착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 공급용 PNG수출에 주력해왔으나 미국 LNG 터미널 완공으로 미국산 LNG가 러시아 주력 시장인 유럽 시장까지 유입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러시아도 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극해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차 '야말 LNG 프로젝트'는 현재 가동 중이며 2차 'ARCTIC LNG-2'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야말 프로젝트를 위한 지분구조는 러시아 천연가스 민간기업 노바텍 50.1%, 프랑스 토탈 20%,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CNPC 20%, 중국실크로드기금2) 9.9%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북극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30년 연간 LNG 수출량이 8,000만톤에 달해 미국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 LNG 프로젝트는 미국이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무제한적 자본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함에 따라 난항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호주, 카타르도 LNG 증산을 진행 중이나 경제성 면에서 미국에 떨어진다. 현재 LNG 수출 1, 2위인 호주와 카타르 또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LNG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 및 카타르 등의 LNG 공급가격은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LNG에 대비해 30% 정도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가격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자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그동안 호주 및 카타르가 LNG를 공급해왔던 아시아 국가에게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하도록 압박하고 있어 호주 및 카타르산 LNG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