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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상사 `자·식` 키워 먹고산다
    2019-02-11 436 회

종합상사 '자·식' 키워 먹고산다

조선일보
  • 이성훈 기자
  • 입력 2019.02.11 03:08 | 수정 2019.02.11 08:46

    무역전쟁 등 악재에도 매출 증가

    지난해 2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12국 철강 제품에 대해 최대 53%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포스코대우는 비상이 걸렸다. 거대 거래처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이 직접 수출하지만, 중소 거래처는 포스코대우 같은 종합상사들이 수출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대우는 철강팀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기존 거래처 중 미국의 보복 관세를 피한 카자흐스탄·벨라루스 등 CIS(독립국가연합)와 중남미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을 미국 등에 판매하기로 했다. 직접 수출 대신 외국산 제품을 다른 외국에 판매하는 '삼국 간 무역'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수십 년 쌓은 글로벌 영업망 때문에 신속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스코대우 미얀마 가스전
    포스코대우 미얀마 가스전
     
    미·중 무역 전쟁 격화 등 악조건 속에서도 국내 종합상사들이 지난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새로운 거래처를 재빨리 확보하고, 자원·식량·발전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무역 전쟁 속 매출 증가

    한때 수출을 전담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이 직접 원재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을 담당하며 위세가 꺾였다. 더욱이 최근엔 미·중 무역 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종합상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5대 종합상사 가운데 4곳이 매출액을 늘리며 시장의 예상을 뒤집었다.

    포스코대우는 지난해 매출 25조1739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1.5%, 17.8% 늘어난 사상 최고치였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작년 14조1130억원 매출을 올리며 2013년 이후 5년 만에 '매출액 14조원대'로 복귀했다. LG상사(13조1889억원)와 현대종합상사(4조 7140억)의 매출액도 2.8%, 9.5%씩 늘었다.

    종합상사들의 선전(善戰) 이유로 품목과 거래처 확대가 꼽힌다. 철강·자동차 등을 주력으로 하던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지폐 용지와 슬라브(판모양의 반가공 철강 제품) 등 반제품 무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틈새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제품 무역 비중을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철강·화학을 중심으로 남미·유럽·동남아 등을 잇는 '삼국 간 거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자원·식량·발전 등 사업 확대

    종합상사들은 무역에서 벗어나 자원과 식량, 발전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2000년대 들어 가스·석탄·광물 등 자원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그동안 사업성이 떨어져 수익을 내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2013년 상업 생산에 들어간 미얀마 가스전을 중심으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LNG 터미널과 연계한 민자 발전 사업도 하기로 했다.

    에너지도 종합상사들의 신사업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북미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4월 캐나다 온타리오에 4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를 완공했다. LG상사는 1년 전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했다.

    식물 자원도 미래 먹거리다. LG상사는 지난해 11월 6790만달러(약 76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있는 팜 농장 두 곳을 새로 인수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캄보디아 프 놈펜에 캄보디아 최초의 검역 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한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나서는 곳도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렌터카 업계 3위인 AJ렌터카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자회사인 SK매직을 통해 정수기·공기청정기 대여 사업도 키우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상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채 안 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