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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26 379 회

트럼프, 이란에 십자포화...유가 80弗선 넘었다

트럼프 "11월 원유 금수조치 복원
더 많은 제재 뒤따를 것" 경고에
이란 "美, 정권 전복 추진" 반발
인도, 수입물량 줄여 美에 힘실어
브렌트유 4년만에 최고치 경신
  • 손철 기자
  • 2018-09-26 17:14:29
  • 정치·사회
트럼프, 이란에 십자포화...유가 80弗선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년 전 유엔총회 무대에서 북한에 쏟아부었던 십자포화를 이번에는 이란을 향해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5일부터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조치를 전면 복원하는 한편 더 많은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란 지도부를 향해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렸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도 “미국이 정권 전복을 꾀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국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적대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선을 훌쩍 넘으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란을 ‘부패한 독재’라고 적시하며 “이란이 침략적 행위를 계속하는 한 우리는 모든 국가에 이란 정권을 고립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지도자들은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렸다”며 “이웃이나 (다른)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이란에 십자포화...유가 80弗선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핵 합의 탈퇴와 제재를 복원한 데 대해 이란이 ‘침략적 정책’을 구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의 주도적인 테러지원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해 이란의 핵 개발 지속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11월5일 이란산 원유수출 금지 재개에 대해서도 그는 “더 많은 것(제재)이 뒤따를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과 실질적으로 원유수입을 줄이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이 전방위로 대(對)이란 압박 정책에 힘을 싣자 중국에 이어 이란산 원유수입이 두 번째로 많은 인도는 국영석유회사의 11월 인도분 주문을 끊는 등 수입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유럽 업체 중 일부도 이란 측과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나 기업에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을 발동해 달러 거래나 미국 내 자산동결 조치 등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화 가능성마저 일단 배제하며 최대 압박을 가하자 이란 역시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협상에 초청했던 똑같은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계획을 숨기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으며 트럼프 정부가 버락 오바마 전 정부와의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부각시켰다.

이란은 앞서 22일 서남부 아바즈에서 군사행진 도중 벌어진 총격 테러로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의 배후로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지목했다. 이란군 대변인 압돌파즐 셰카르치 준장은 24일 “테러분자들은 이슬람국가(IS)나 반이슬람혁명 조직 소속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아 페르시아만 인근 두 나라(사우디·UAE)에서 훈련을 받고 이란으로 들어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국제석유시장 공급선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짙어지자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유럽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데 이어 25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81.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4년 만의 최고치다. 11월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72.27달러로 마감해 3거래일 연속 올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엔 연설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 압박을 거듭 제기하며 상승폭은 전날보다 제한적이었다.  

한편 연일 치솟는 유가를 진정시키고 중동 위기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과 기존 핵 합의를 유지하기로 한 유럽연합(EU)과 중국·러시아 등은 이란과의 거래를 계속하기 위한 조직 신설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 국가는 이란의 원유와 유럽산 상품을 직접 교환하는 체계를 갖춘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해 미국의 제재를 피해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정부가 이를 용인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