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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10 118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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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메이저’ 한국 꿈이 무르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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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표 선임기자

석유공사, 87억달러 규모 해외 유전 인수 추진

석유 메이저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해외 유전개발의 변방으로 치부돼온 우리나라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내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사상 최대인 87억달러 규모의 ‘실탄’을 준비한 채 해외 유전 인수에 나섰다.

1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초대형 해외 유전 M&A를 추진 중이다.

실패 위험이 높은 탐사 광구 확보보다 이미 석유를 생산 중인 석유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갖고 있는 원전 생산량은 하루 12만6000배럴 수준이다. 2008년 6월 5만5000배럴 정도이던 것이 2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연말까지 하루 20만배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만큼 석유공사는 마음이 바쁘다.

현재 세계 M&A 시장에 나와 있는 덩치 큰 유전이나 석유회사 매물은 100여건에 2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들은 투자은행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은밀하게 원매자를 접촉하는 방식이어서 쉽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국내 전문가들은 지금이 석유회사 M&A에 적기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아직 국제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물이 꾸준히 나온 데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주된 관심 지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다. 아프리카의 경우 대표적인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신흥 산유국인 우간다, 가나의 유전 매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나이지리아와는 2005년 심해 광구 2곳을 인수한 인연이 있다. 정권교체로 새로 집권한 나이지리아 정권이 유전 계약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했으나 끈질긴 송사 끝에 원만한 합의를 끌어낸 만큼 심해 광구 인근에 추가로 유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 탐사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우간다와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가나의 경우 대형 유전인 주빌리 유전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미국 코스모스 에너지가 지난해 엑손 모빌로부터 사들인 40억달러 규모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거나 다른 참여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중남미의 경우 주로 페루와 콜롬비아 유전 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이미 석유공사가 진출해 있는 만큼 추가 광구 지분 매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공사 관계자는 “M&A가 성사되려면 적어도 6개월이 걸린다”면서 “연초 5~10곳과 접촉을 시작한 만큼 7~8월이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유전 ‘싹쓸이 쇼핑’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견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한 원유 확보가 목적이지만 중국은 막강한 외환보유량을 바탕으로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어 경쟁이 버겁다.

지난해 스위스 석유회사 아닥스 인수를 놓고 석유공사가 중국 국영 시노펙에 밀린 것은 시세(73억달러 추정)보다 훨씬 많은 93억달러를 베팅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기업 투자를 포함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87억달러 이상의 해외 유전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지경부 김상모 유전개발과장은 “올해 정부의 융자자금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의 생산유전 매입과 M&A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생산한 원유·가스 생산량은 하루 26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해외유전 개발 투자가 51억80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2% 늘었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입력 : 2010-04-01 18:04:00ㅣ수정 : 2010-04-02 00:4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