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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의 에너지` 셰일가스 전쟁 시작… 싸울 준비 됐습니까
    2013-05-23 1843 회

'제3의 에너지' 셰일가스 전쟁 시작… 싸울 준비 됐습니까

  • 호경업 기자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22/2013052203223.html
    • 입력 : 2013.05.23 03:03

      [美, 이례적으로 日에 수출 허용… 에너지 혁명 현실화]

      -늦었지만 통큰 계약한 美·日
      국익 위해 수출 주저했던 美… FTA 체결안한 일본에도 허가
      韓·日 4년 뒤부터 수입하지만 수입규모는 일본이 훨씬 클 듯

      -미국으로 몰리는 세계의 돈
      미국 현재 셰일가스 매장 2위
      추출할 때 석유도 함께 나와 원유생산국 1위로 뛰어오를 듯
      투자 수요는 700兆원 넘어서

      -한국, 에너지 전쟁 이기려면
      에틸렌 등 가격경쟁력 非常… 중동에서 미국으로 LNG 수입선 전환 추진해야

      셰일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돌
      수년 전 미국에서 '셰일가스(shale gas) 붐'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선 '찻잔 속 태풍'이냐, 아니면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이냐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 최근 셰일가스 개발과 투자 붐을 보면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미국발(發) 셰일가스 혁명'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조짐을 보여주는 일이 얼마 전 있었다. 지난 17일 미국 에너지부(DOE)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프리포트(Freeport)사가 일본의 오사카가스 등과 손잡고 셰일가스를 액화시킨 액화천연가스(LNG)를 20년간 일본에 수출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업계에선 추가로 2건의 대(對)일본 수출계약 건도 조만간 승인이 떨어져 한국의 수입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국익을 내세워 셰일가스 수출 허가를 잘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에도 수출을 허용하는 등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다.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운송 문제를 고려해도 미국산 천연가스(셰일가스) 가격이 다른 곳보다 30% 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 에너지 시장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17년부터 셰일가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셰일가스는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 전 세계가 60년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셰일가스 매장량 2위 국가다. 셰일가스 층에선 가스 외에 타이트 오일(tight oil, 셰일가스와 함께 묻혀 있는 석유)과 같은 석유도 나온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17년이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생산한 가스와 석유를 해외로 수출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의 큰 변화를 몰고 올 태풍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만 수백조원 투자 대기

      IEA는 셰일가스 개발에 따라 건설해야 할 LNG 플랜트 규모가 1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 3420억달러(약 40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확정한 에틸렌(석유화학 원료) 플랜트 등의 투자액만 200조원이다. 대부분 미국에 건설하는 것으로, 다우케미칼·포모사·쉘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한화케미칼 등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 파이프라인·가스처리 장치 등 부속 설비를 위해 향후 20년간 2500억달러(약 3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 1위 중국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로열 더치 셸과 엑슨 모빌 등 미국 유명 채굴회사들과 함께 중국 셰일가스 매장량의 40%가 집중된 쓰촨(四川) 지역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에너지·화학업계에도 큰 변화

      셰일가스는 한국 에너지산업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 셰일가스 개발프로젝트인 '사빈패스' 운영사로부터 2017년부터 20년간 연간 LNG 280만t을 수입하기로 했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미국산 셰일가스를 LNG 형태로 수입할 경우 MMbtu(25만kcal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11.8달러(운송비 포함)가 든다. 현재 중동에서 수입하는 LNG 장기계약 가격은 MMbtu당 15달러다. 22%가 싼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LNG수입선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전환해야 할 상황을 맞은 것이다.

      석유화학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연평균 천연가스 가격은 셰일가스 개발붐 때문에 100만Btu(1BTU= 0.252㎉/h)당 2008년 8.9달러에서 2012년 2.83달러로 내려갔다.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틸렌 제조원가를 보면 미국은 t당 316달러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455달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1717달러다. 가격경쟁력에서 한국 에틸렌 공장이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김희집 액센츄어 에너지산업부문 대표는 "셰일 혁명을 그냥 지켜봐선 안 된다"며 "미국산 LNG 계약을 추가로 따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셰일가스(shale gas)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의 7배나 되는 거리를 지하로 파고들어가 암석층에서 가스를 뽑아낸다. 그리스계 미국 이민자인 조지 미첼(Mitchell)이란 채굴업자가 10여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1998년 상용화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