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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개발서 이익 70% 얻는다… 종합상사 대변신
    2013-02-08 3232 회

자원개발서 이익 70% 얻는다… 종합상사 대변신

  • 호경업 기자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06/2013020602623.html

    입력 : 2013.02.06 22:25

    인터넷 발달로 정보 공유돼 무역중개수수료 비중 떨어져 주력 비즈니스 모델 바뀌어
    만물상같던 사업들 대거 정리… 종합상사맨, 밀림·사막 달려가

    LG상사 인사팀은 지난해 신입사원들의 지원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원자 중 절반 가까이가 일하고 싶은 분야로 자원·원자재 부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5년 전만 해도 자원 부서를 선택한 비율이 10%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종합상사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 무역에서 자원 개발로 탈바꿈하고 있다. 입사 지원 때부터 자원 개발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가 많아진 것도 변화를 상징한다.

    007 가방 든 상사맨이 작업복 차림 탐사 전문가로

    예전 종합상사는 A에게 물건을 사서 B에게 되팔아 중개 수수료를 받는 무역업이 주된 업무였다. '이쑤시개에서 미사일까지 다 다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급 품목도 다양했다. 해외를 제 집 드나들듯이 할 수 있어 1970~1980년대에 가장 인기있던 직장이었다.

    LG상사가 확보한 오만의 해상유전 '웨스트부카' 플랫폼. /LG상사 제공
    최근 들어 이런 과거는 무색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상사의 지난해 세전(稅前) 이익 중 자원 개발로 올린 비중이 70%를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무역 부문에서 대부분 돈을 벌었으나 이제는 이익의 30%를 채우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이 회사는 2000년대부터 자원 개발 사업을 벌이면서 현재 33개의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호주·동남아·중동·러시아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석탄·석유·가스와 같은 에너지 자원과 동·아연·우라늄·리튬 등의 광물자원 사업을 벌인다.

    그 대신 만물상처럼 벌여오던 사업은 대거 정리했다. 지난해 와인 전문 수입 유통 자회사인 트윈와인과 소매 법인 지오바인을 매각했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판매하는 '픽스딕스'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현대종합상사·SK네트웍스 등 다른 종합상사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대우는 지난 10년간 투자해왔던 미얀마 가스전(田)에서 가스 생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향후 20여년간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자원 개발 사업이 창출하는 이익은 전체의 10%대에 불과하지만 2~3년 후 70%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문화도 바뀌었다. 예전 상사 직원의 대표적인 모습은 007 가방을 든 정장 차림이었다. 이젠 밀림과 사막을 헤매며 자원 매장 여부를 평가하는 작업복 차림의 현장 전문가가 상사맨을 상징한다.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종합상사의 변신은 일본에서 먼저 일어났다. 1990년대 들어 제조업체들이 종합상사에 일감을 맡기지 않고 독자적인 해외 영업망을 구축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서 종합상사의 수출입 대행 수수료는 내려갔다. 존폐 위기론까지 거론됐다.

    일본 상사들이 선택한 길은 무역 대신 자원·곡물 투자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일본 미쓰비시(三菱)상사, 미쓰이(三井)물산, 마루베니(丸紅), 스미토모(住友) 등 대형 종합상사 7개사는 작년 3월 결산결과 배당금이 1조엔에 달했다. 대부분 해외 유전·가스전·광산 투자에서 나온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변신은 종합상사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빈폴' 브랜드로 유명한 제일모직에서 패션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30%만 차지한다. 나머지는 화학·전자 재료 부문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업체로 출발한 삼성SDI는 배터리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작년 모바일용 2차전지 매출은 전체의 65%까지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상혁 산업본부장은 "한국 기업 대부분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은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기업마다 새로운 모델을 찾아내야 생존의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