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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로 심해油田 개발 붐… 각광받는 드릴십
    2012-04-05 8590 회

고유가로 심해油田 개발 붐… 각광받는 드릴십(Drill Ship·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

전문 운용사가 보유해 대여 - 한 척당 5억~6억달러, 하루 용선료 50만 달러
12㎞까지 시추 가능 - '문풀' 통해 드릴 파이프 내려… 1㎞ 뚫는 데 3~4개월 걸려
생산·저장설비는 없어 - 시추 후엔 다른 곳으로 이동, 생산 플랫폼이 업무 인계

드릴십(Drill Ship)은 유전과 가스전의 위치가 육지에서 해상으로, 근해에서 심해로 확대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선종(船種)이다. 육지와 수심 200m 안팎의 바다에선 바지(Barge)선이나 다리 3개가 바닥에 박힌 상태에서 상판이 아래위로 움직이는 잭업(jack up) 형태의 시추 설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멀고 깊은 바다로 갈수록 드릴십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드릴십은 공간이 넓은 데다 심해에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개월의 작업을 끝내면 다시 다른 탐사 현장으로 옮겨서 작업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드릴십은 대개 트랜스오션(Transocean), 씨드릴(Seadrill), 다이아몬드(Diamond)와 같은 드릴십 전문 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다. 해저 탐사 결과에 따라 석유나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역이 발견되면 엑손모빌, 셸 등의 메이저 석유개발 업체들이 지분 매입 등의 방식으로 유정 개발권을 확보하고 운용사로부터 배를 빌리는 방식이다.

드릴십은 대개 척당 5억달러(약 5600억원)에서 6억달러(약 68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석유개발업체들이 대개 빌려서 사용한다. 하루 용선료도 무려 50만달러다.

탐사 현장에 도착한 드릴십은 GPS(위성수신장치)를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고 위치제어시스템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프로펠러 형태로 생긴 스러스터(thruster·추진체)가 선수(船首)와 선미(船尾)에 각각 3개씩 달려 위치제어 및 이동을 돕는다. DP(dynamic position) 시스템은 선박의 최대 운동 반경을 일정 오차 범위내로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배의 특성상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과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이렇게 위치를 잡은 뒤엔 이중시추탑에서 수영장처럼 생긴 구멍인 문풀(moon pool)을 통해 드릴 비트를 장착한 시추 파이프를 유정까지 내리게 된다. 수심 3㎞의 해저 면에서 7㎞ 이상 더 내려간 유정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12㎞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시추 작업은 먼저 방향과 위치를 잡아주는 구멍을 뚫는 것에서 시작한다. 구멍이 생기면 지름이 넓은 파이프를 설치하고 파이프와 해저 흙 사이의 공간에 시멘트를 부어 고정되도록 한다. 이렇게 지지대가 만들어지면 더 깊은 곳으로 시추 파이프를 밀어 넣는다. 수백m에 한 번씩 파이프를 넣고 바깥을 시멘트로 메우는 작업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처음엔 지름 91㎝ 파이프로 시작해 점점 좁혀가 마지막으로 유정과 접하는 단계엔 지름 10~15㎝의 파이프를 넣게 된다"며 "대략 1000m를 뚫기 위해선 3~4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시추 파이프가 해저 땅바닥과 접하는 부분엔 BOP(blow out preventer·폭발방지장치)라고 불리는 장치가 설치된다. 시추 작업을 할 때 석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설치하는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 설비다. 고압의 가스가 누출되며 폭발할 경우를 대비해 대기압의 1000배 이상의 압력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드릴십은 시추 작업만 할 뿐 생산시설이나 저장설비가 없어 시추가 끝나면 도르래를 이용해 시추 파이프를 회수하고 현장을 떠난다. 상업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유정에는 일명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리는 무게 40t, 가로 3m, 세로 4m, 높이 10m의 철 구조물을 설치한다. 상업성이 없는 유정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염화나트륨 성분 물질을 넣어 구멍을 막고 다른 현장을 향해 떠난다.

이렇게 드릴십이 떠난 자리엔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 offlanding unit·부유식 원유 생산저장 하역시설)와 같은 생산 플랫폼이 자리를 대신한다.

FPSO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밸브에 각종 파이프를 연결해 원유를 뽑아 올린다. 대우조선해양이 작년 8월부터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파즈플로 FPSO'가 대표적이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드릴십과 달리 FPSO는 예인선에 끌려 목적지에 도착해 한자리에서 원유를 생산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드릴십이 시추 작업을 마친 유전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FPSO 등 생산 설비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미국 멕시코만 지역에 신규 시추허가도 늘고 있어 드릴십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드릴십(Drill Ship)

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해 고정된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 보통 길이가 228~230m에 폭 36~42m 정도다. 드릴십은 가격이 최고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초고가 선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