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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2-03 7616 회

對이란제재, 오일쇼크로 번질까?
美당국자 방한 ‘이란 원유수입 감축’ 요청
호르무즈 해협봉쇄시…유가 배럴당 200달러 넘어서
2012년 02월 02일 (목) 이대규 기자 dagugu@ymail.com
이란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U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지난 1월 17일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를 잇따라 방문해 ‘이란 원유수입 감축’을 요청하자, 이란산 원유수입규모가 큰 정유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아인혼이 압박하고 셔먼 차관이 굳히기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은 지난달 17일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를 잇따라 방문해 “미국은 국제 석유시장에 교란을 초래하거나 우방국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한 조정을 거쳐, 단계적인 방법으로 이란 산 원유 수입을 감축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의 원유판매 수입을 축소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뒤인 1월 21일 웬디 셔먼 美 국무부 정무차관 방한해 이란핵문제 관련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이란 조치들을 또 한번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그동안 포괄적인 동참 정도만 말해왔던 미국이 우리 정부를 향해 이란원산 원유 감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압박 속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정유업계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고, 이란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범위내 최대한 협력해 나간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혼 조정관은 이란 원유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여달라고 적시하며 요청한 건 아니다”며 “이란제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이해관계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을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이란제재에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온 상태가 아니고, 이 사항은 한 부처에서 결정을 내릴 것도 아니며, 기재부·지경부·외교부의 3개부처가 얽혀있는 상태라 긴밀히 협의를 해서 내릴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정유사 ‘발등에 불’

정부는 국내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우려해 예외를 인정받거나 감축 규모를 최소화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미국 측 제재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 등 대체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등 후속 대응조치에 탄력이 붙고 있다.

홍 장관은 지난달 18일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UAE는 우리와 형제나 다름없는 나라”라며 “우리가 원하면 그쪽에서 언제든지 원유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어 “이란으로부터의 석유 수입 비중은 10% 수준이지만 수입처 대체를 통해 상황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며 “특히 UAE 유전과 관련해서는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유업계의 입장은 달랐다. 감축폭을 놓고는 상당한 수준의 감축을 희망하는 미국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를 최소화하려는 우리 정부 간에 인식차가 있지만, 감축이 시작되면 정유업체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회사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2곳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도입물량의 10%(하루 13만 배럴), 현대오일뱅크 18%(7만 배럴)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이란 원유는 다른 중동 국가의 원유에 비해 배럴당 2달러 가량이 싸다. 이 때문에 이란 원유 수입량이 줄어들면 현물시장에서 대체물량을 구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돼 영업이익감소로 이어진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는 정부에서 어떻게 하자는 지침이 내려온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유업은 안정적인 판매만큼 안정적인 원료 수입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입 중단으로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년동안 거래를 맺어온 관계가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현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그 파장은

이번 제재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더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지게 되면 국내 정유·해운업체가 받을 피해는 막대할 전망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그에 따른 대이란 제재를 둘러싸고 이란과 서방 사이의 기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 결의를 계기로 이란의 ‘돈줄’인 석유수출길을 확실하게 틀어쥐겠다는 태세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 당 200달러(약 22만5000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며 “서방국의 경제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한 이란 제재가 이란과 미국과의 문제만이 아니고 우리나라가 중동에 대한 경제와 석유의존이 크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일개 정유사가 대책을 세워도 의미가 없는 사항이다”며 “호르무즈해협 봉쇄될 경우 피해액은 정유사를 넘어 국가적인 손실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봉쇄가 이루어질 경우 원유 가격인상의 문제를 벗어나 원유수급 자체가 안되는 것이어서 더 큰 문제로 봐야한다”며 “특히 심리적 효과가 더해져 원유가격이 제 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장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란의 병력이 작지 않아 우리가 생각하는 사항보다 더 길고 어려운 사항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본다”며 “이란도 수출에 지장이 있어 자국에 손해가 가는 해협봉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만약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서방국가들이 무력으로 금방 뚫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오를 것이지만 군사적으로 제압해 바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는 기업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국과 잘 협의를 이끌어내야 하며 민간기업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체 도입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