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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22 8867 회

셰일가스(shale gas·암석에 갇힌 천연가스)의 힘… 에너지 권력 지도 바꾼다

입력 : 2011.11.22 03:00 / 수정 : 2011.11.22 03:16

[美·캐나다 非전통 원유·가스 개발 붐… 석유공사·GS건설도 참여]
원유 매장량 22위였던 캐나다, 매장량 3위·산유량 6위 국가로
美는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 돼
고압의 물·모래 분사… 암석 깨트린 후 가스·원유 뽑아내

지난 3월 한국석유공사가 15억5000만달러에 지분을 인수한 미국 아나다코의 '셰일(shale)오일' 생산 광구가 내년부터 상업 생산에 본격 들어간다. 또 캐나다에서 건설 중인 '오일샌드(기름모래)' 생산 시설도 내년 초 완공돼 원유를 하루 1만배럴 생산한다. 1만배럴이면 국내 하루 소비량의 230분의 1로 적지않은 양이다. 미국에서는 셰일가스 개발 회사인 체사피크에너지의 시가총액이 지난 10년 사이 160배 불어나는 등 셰일가스 개발 붐이 한창이다.

해외에서 블루오션을 찾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도 오일샌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오일샌드 플랜트 시장에 이미 진출했다. 지난해 8월 수주한 캐나다 알버타주의 오일샌드 처리 플랜트 공사를 지난달 착공한 것. 공사는 3억달러(약 3500억원) 규모로 2012년 말 준공 예정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금융 위기로 주춤했던 오일샌드 플랜트 발주가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 몇 건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고 내년에 1~2건 정도 수주하기 위해 뛰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비(非)전통 원유·가스'로 불리는 셰일가스(shale gas)·셰일오일(shale oil)·오일샌드(oil sands)가 전통적인 원유·가스 시장을 위협하며 세계 에너지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비전통 원유·가스는 과거에는 경제성이 없어 방치됐지만, 기술 발전으로 개발이 가능해진 원유·가스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가스 최대 생산국 미국, 원유 매장량 3위 캐나다

세계 원유 매장량 순위는 지난 수십년간 변화가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등 중동(中東) 국가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최근 이 순위에 큰 변동이 생겼다. 2000년 원유 매장량 22위에 그쳤던 캐나다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모든 중동 국가를 제치고 남미 베네수엘라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오일샌드가 원유 매장량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오일샌드는 원유가 섞인 모래 덩어리. 캐나다의 오일샌드 매장량은 1431억배럴로 이란·이라크·쿠웨이트 매장량보다 많다. 캐나다는 오일샌드를 하루 150만배럴 생산해 산유국 순위에서도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오일샌드 생산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3년 후에는 이란·중국을 제치고 4대 산유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비전통 에너지 혁명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천연가스 수입 국가였다. 하지만 이젠 자급이 가능할 만큼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었다. 셰일가스 덕분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미국 가스 생산의 14%를 셰일가스가 맡고 있다. 미국은 2009년 러시아를 가볍게 제치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전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은 187조㎥ 규모로, 기존 천연가스를 능가할 정도로 많은 양이 전 세계에 분포해있다.

비전통 에너지 확보 전쟁 가열

셰일가스·셰일오일·오일샌드가 주목받게 된 건 국제 유가가 '1배럴=100달러'로 굳어지면서 경제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규모 독립계 석유회사가 주도했던 비전통 에너지 개발에 메이저 석유회사, 신흥국 국영 에너지 기업이 대거 뛰어들면서 자원 확보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전통 원유·가스 개발로 에너지 시장의 지정학적 재편이 시작됐다"며 "중동 국가가 누려오던 에너지 주도권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高유가로 경제성 크게 개선 석유회사·신흥국 자원확보 전쟁

비전통 원유·가스는 지층 구조상 수평으로 분포해 기존 수직 시추 방식으로는 시추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한 게 수직 방향으로 구멍을 뚫고, 특정 깊이부터 수평으로 뚫어가는 '수평 시추' 방식이다. 수평 시추 방식으로 원유·가스가 있는 곳까지 파이프를 연결해도 암석과 함께 굳어버린 원유·가스를 곧바로 뽑아내진 못한다. 이때 '수압 파쇄법'이 이용된다. 파이프에 뚫린 여러 구멍으로 엄청난 압력을 가한 물·모래·화학물질을 분사하는 방법이다. 물은 암석을 부서뜨려 그 속에 갇혀 있던 가스·원유를 끄집어내고, 암석이 깨진 공간에 모래를 채우면 가스·원유가 파이프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온다.

오일샌드 생산 방식은 좀 더 간단하다. 시추 파이프에 높은 열을 가하면 단단히 굳었던 오일샌드가 물렁물렁해지게 되고, 파이프를 통해 이를 끌어올려 정제 과정을 거치면 원유가 된다.

☞셰일가스·오일

오랜 세월 모래·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암석(셰일)에 갇혀 있는 가스·원유를 뜻한다. 경제성 부족으로 개발이 안 됐지만 고유가와 기술 발전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오일샌드

지하에서 생성된 원유가 지표면 근처까지 이동해 수분이 없어지면서 돌·모래와 함께 굳은 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