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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 영토를 넓혀라 - 중동… 가스公 `자원개발 허브` 구축
    2011-06-08 7645 회

[자원이 미래다] <2부>자원 영토를 넓혀라 ③중동… 가스公 '자원개발 허브' 구축<세계일보>
  • 입력 2011.06.07 (화) 19:19, 수정 2011.06.08 (수) 09:20
작년 수입원유 82%는 중동산… 세계 각국 개발선점 경쟁 치열
韓 ‘민생연료’ 천연가스에 주력
이라크 아카스 가스 광구 입찰… 가스公, 佛 제치고 낙찰 쾌거
타기업 진출 교두보 확보 의미
  • ‘8억7241만배럴.’

    지난해 우리나라가 중동에서 들여온 원유량이다. 작년 우리나라가 수입한 원유의 82%는 중동산이다.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2억7700만배럴을 수입했고, UAE와 쿠웨이트에서는 각각 1억565만배럴, 1억307만배럴을 들여왔다. 이란과 카타르, 이라크 등도 우리에게 원유를 팔았다.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중동이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원유 확보에 목마른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중동 에너지 개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구촌 매장량의 절반에 달하는 중동 원유와 3분의 1 수준인 중동 천연가스를 서로 개발하겠다며 경쟁하고 있다.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나라 역시 후발주자로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선봉에 선 기업은 한국가스공사다. 주력하는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민생 연료’로 통하는 천연가스 개발 분야.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의 견제 속에도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 1번지’ 중동을 잡아라

    2009년 5월 이라크 정부는 총 850㎢ 규모의 가스전 개발 입찰 공고를 냈다. 서부 사막 지역 안바르주에 있는 아카스 가스 광구를 개발하고 운영할 업체를 뽑는다는 내용이었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총 3.3Tcf(1Tcf는 1조㎥·원유 환산 시 총 5억9000만배럴)로 추정되는 대형 광구였다.

    세계 메이저 오일 회사들은 재빨리 움직였다. 이라크는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12위인 전략적 요충지여서 48개 업체가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가스공사도 입찰에 뛰어들었다. 2010년 7월 가스전 평가 및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8월 기술·법률·사업상 평가를 거쳐 그해 10월 입찰에 참가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세 번에 걸친 입찰 경쟁 끝에 가스공사가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인 프랑스 토털을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사실상 세계 메이저사들이 거의 모두 참여한 입찰이고 이들의 견제가 워낙 심해 낙찰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힘겨운 싸움이었다”며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개 경쟁에서 낙찰받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가스전 개발·운영 능력이 세계적 수준에 있음을 입증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아카스 가스전 개발권을 얻게 됨에 따라 하루 최대 400MMscf(1MMscf는 100만㎥·원유 환산 시 7만2000배럴)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계약기간인 20년 동안 총 2.6Tcf(원유 환산시 약 4억6000만배럴)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셈이다.

    가스공사가 주도한 해외컨소시엄은 지난 5일에도 이라크 석유부와 가스전 개발계약을 체결했다. 가스공사는 터키의 TPAO 및 쿠웨이트에너지와 컨소시엄을 이뤄 이날 이라크 측과 북부 디얄라주의 만수리야 가스전의 개발계약에 서명했다.

    중동에 ‘자원개발 허브’ 구축

    가스공사는 가스전 개발사업 외에 유전개발 사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자주개발률 증대를 위해 지난해 1월 이라크 1차 및 2차 입찰에 참여해 주바이르와 바드라 유전 개발공사 낙찰자로 선정됐고, 본서명까지 완료했다. 광구 면적이 서울시의 1.5배 수준인 900㎢ 규모의 주바이르 유전은 총 매장량이 63억배럴로 추정돼 국내 자원개발 사상 최대 규모 유전이다. 향후 7년간 이곳에서 하루 최대 12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될 전망이다. 약 18%의 지분이 있는 가스공사는 이로써 연평균 900만배럴(하루 2만5000배럴)씩 20년간 총 2억배럴의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가스공사는 주바이르와 바드르 2곳에서 연평균 약 10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함에 따라 2009년 현재 약 5.9% 수준인 우리나라 석유 자주개발률이 약 1.26%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이처럼 이라크에서 아카스 가스전과 주바이르·바드라가스 유전 개발권을 따낸 것은 중동에 자원개발 허브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향후 다른 한국 기업이 진출할 길을 터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150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에 대한 선제적 진출 여건도 조성했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